허상속에 가려진 참 모습을 봅시다

현상의 세계와 원리의 세계
보이는 것이 모두가 사실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현상의 세계와 원리의 세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현상의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세계이고, 원리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현상의 세계가 현상으로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되는 세계이다. 원리의 세계에서는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하며 움직이고 태양은 이에 비해 멈추어 있지만, 현상의 세계에서는 지구는 정지해 있고 태양이 열심히 움직이며 하루에 한번 씩 뜨고 진다.

즉 사실은 지구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의 눈에는 태양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왜곡되어 보이는 것이다. 반면 이렇게 쉽게 인지되는 태양의 뜨고 지는 현상에 비해 정작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원리인 지구의 자전현상은 우리에게 쉽게 인지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세계에서는 멈춰있는 태양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고, 움직이는 지구는 멈춰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구와 동시에 움직이는 물체들은 사실은 움직이고 있음에도 멈춰있는 것으로 보이고, 태양과 같이 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멈춰있는 물체는 멈춰 있음에도 움직이는 것으로 왜곡되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밖의 가로수를 바라볼 때 사실은 멈춰있는 가로수가 지나가는 것으로 보이는 현상과 같은 이치이며, 우리의 현실세계를 이와 같이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고 바라보는 현상들 중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사실과 다른 허상 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사실(원리)의 세계가 중요할까? 왜곡된(현상) 세계가 중요할까?

우리는 이미 천동설은 잘못된 것이고 지동설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천동설은 그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일까? Almagest (알마게스트)를 저술한 그리스의 대천재 프톨레마이오스는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고 그것이 갈릴레오 등에 의해서 인정받을 때까지 자신의 천동설로서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 놓은 채로 금성의 위성변화를 제외하고는, 일식과 월식 등 당시 육안으로 관측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천체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설명 했었다. 심지어는 주전원(周轉圓, epicycle)을 이용해 천구 상에서 행성들의 역행과 순행까지 설명해 냈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며 망원경 등의 개발로 좀 더 정확한 천체운동을 관측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는 지동설이 옳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프톨레마이오스의 그 잘못된 천동설을 전 인류는 1500년 동안이나 전혀 의심하지 않고 진실로 받아들여 왔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되는 것이 대자연의 이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진실이 항상 필요할 때에 밝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진리는 반드시 제 역할을 하게 되어 있지만, 때로는 아주 오랫동안 허상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진리는 언젠가 반드시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있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허상 속에 가려져있는 참 모습을 찾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며 진실과 진리가 비록 현실을 살아가며 당장은 필요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찾아야 하는 것이다.

허상 속에 가려져 있는 진실과 진리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찾아야 하며, 반드시 찾아서 우리가 속해 있는 곳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세상을 밝혀나가야 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며 시대를 앞서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야할 길이며 실천해야할 의무일 것이다.